안동은 한국의 전통과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진 도시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동'이라는 지명이 언제, 왜 생겼는지, 또 그 이전에는 어떤 이름으로 불렸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지도와 역사적 문헌을 통해 안동의 옛이름과 지명의 유래, 문화적 의미를 함께 살펴보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안동의 정체성을 되짚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안동을 찾기 전 꼭 알아야 할 향토음식과, 지역의 대표 가을축제, 단풍이 아름다운 자연경관, 그리고 마음까지 치유되는 힐링 명소를 소개합니다.
지금 다시 보는 안동의 옛이름 (고지도, 문화, 유래)
고지도는 과거 도시의 위치, 이름, 문화적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입니다. 조선 후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고지도 속에서 안동은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동여지도'에는 현재의 안동 지역이 '안동부(安東府)'로 표기되어 있으며, 중심부에는 주요 행정 중심지와 하회마을 인근 위치까지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조선방역지도'나 '여지도'에서도 안동의 위치는 영남 내륙 중심부로 강조되어 있으며, 낙동강과 주변 산세가 전략적 요충지로 묘사됩니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넘어 정치·문화적으로 안동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특히, 안동은 '길안천'을 따라 형성된 자연환경이 돋보이며, 고지도상에서도 하천과 산맥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 구조가 확인됩니다. 이러한 고지도들을 통해 우리는 안동이 단순히 경북 내 중소도시가 아닌, 과거 수백 년간 중앙과 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 및 문화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안동(安東)'이라는 이름은 '동쪽을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래 신라 시대에는 이 지역을 '고안(高安)' 또는 '고식(高湜)'이라고 불렀으며, 고구려·백제와의 경계선에 가까운 전략적 위치로 인해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신라 경덕왕 16년(757년) 행정구역 개편 때 ‘고안군’이 ‘안동군’으로 개칭되었으며, 고려 시대에는 '안동부'로 승격되며 지역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특히 고려 말과 조선 초기에 걸쳐 유교 사상과 성리학이 번성하면서 안동은 학문과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하게 됩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안동은 퇴계 이황을 비롯한 많은 유학자들의 활동 무대가 되었고, 이는 안동이라는 지명이 단순 행정구역 명칭을 넘어 정신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게 했습니다. 1895년 갑오개혁 당시 군·현제 개편으로 ‘안동군’으로 잠시 변경되었고, 이후 1963년 ‘안동시’로 개칭되며 오늘날의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안동의 옛이름에는 단순한 명칭 이상의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고안(高安)'은 '높고 평안한 땅'을 뜻하며, 이는 지리적으로 내륙 분지 형태의 안정된 자연환경을 반영합니다. 또한 신라와 고려 시대를 거치며 '안동(安東)'이라는 이름이 정착된 것은 단지 지리적 방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동쪽 지역의 안정을 염원했던 정치적 상징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안동은 이름과 함께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해왔습니다. 하회마을, 병산서원, 도산서원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 유산은 안동의 지명이 문화의 중심지라는 점을 강화시켜 줍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 유적들은 단지 건축물의 가치만이 아니라, 이름과 땅의 역사적 상징성이 결합된 결과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안동’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서 전통, 예절, 정신, 뿌리라는 키워드와 연관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안동의 지명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늘날 지역의 브랜드와 정체성으로도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행 전에 알아야 할 향토음식 (시장, 전통, 식도락)
안동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시장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은 '안동구시장'과 '서부시장'으로, 지역 주민과 여행자 모두가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이 시장들에서는 안동의 로컬 미식이 진정한 맛을 발휘합니다. 가장 유명한 메뉴 중 하나는 단연 ‘안동찜닭’입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진한 간장 양념이 배인 찜닭은 닭고기와 감자, 당면, 대파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아냅니다. 특히 구시장 찜닭골목은 원조의 맛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로 항상 붐빕니다. 그 외에도 '간고등어구이', '수제비', '도너츠' 같은 서민 음식도 인기입니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와 상인의 친절함, 안동 사투리의 정겨움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포장해 갈 수 있는 음식도 많아 기념품용으로도 제격이죠. 안동의 향토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유교 전통과 가문 중심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헛제사밥’이 있습니다. 이 음식은 실제 제사를 지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사상처럼 차려낸 밥상을 말합니다. 제사 문화가 발달한 안동에서는 손님 접대용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했고, 지금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한식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헛제사밥에는 나물, 전, 탕국, 고기류 등 제사상에 올라가는 모든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 있으며, 음식 하나하나에 조상의 정성과 예절이 깃들어 있습니다. 또한 '안동국시', '안동식혜', '안동마', '건진국수' 등도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전해 내려오는 향토음식입니다. 특히 ‘안동식혜’는 일반적인 단맛 위주의 식혜와는 다르게, 무와 고춧가루가 들어가고 새콤한 맛이 나는 독특한 음식으로, 여름철에 즐기기 좋은 전통 발효음식입니다. 이처럼 안동의 향토음식은 단순한 맛을 넘어서 문화적 체험으로 연결되는 고유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안동은 진정한 미식 여행지입니다. ‘간고등어’는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예로부터 내륙지방인 안동에서 바다 생선을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소금으로 절여 만든 보존식에서 유래했습니다. 특히 안동 간고등어는 염도와 두께, 숙성 방식이 달라 구웠을 때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뛰어납니다. 또한 ‘안동한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안동 지역의 맑은 물과 청정 자연환경에서 길러진 한우는 지방이 적당히 분포되어 있고, 육즙이 풍부해 구이, 전골, 불고기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안동한우를 제공하는 식당들은 대부분 고급 한정식 스타일로 정갈한 상차림을 자랑합니다. 미식 여행객들이라면 '안동전통주'도 꼭 경험해봐야 합니다. 안동소주는 전통 증류주로,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깔끔하고 깊은 풍미가 특징이며, 최근에는 안동소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라벨의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어 여행 선물로도 좋습니다. 이외에도 ‘안동엿’, ‘마과자’, ‘강정’ 등 전통 간식들도 맛볼 수 있어, 하나하나 체험하면서 향토의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습니다. 안동은 음식에서도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도시입니다. 시장에서 즐기는 서민 음식부터 전통이 깃든 의례식 음식, 그리고 깊은 풍미의 지역 특산물까지, 안동의 향토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 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안동의 전통음식을 미리 알아보고 꼭 맛보는 일정을 포함해보세요.
지금 떠나기 좋은 명소 (가을축제, 단풍, 힐링)
안동은 매년 가을이 되면 다채로운 전통문화 축제와 지역 행사가 열려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코로나 이후 완전히 회복된 축제 분위기 덕분에 전국적으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축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입니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약 10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하회마을과 안동 시내 일대를 무대로 삼아 전 세계 탈춤 공연과 전통예술이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2024년은 ‘지속가능한 전통문화’라는 주제로 전통 탈춤과 현대 공연의 콜라보가 강화될 예정입니다. 또한 안동민속축제, 하회세계탈박물관 특별전시, 문화의 밤 행사 등 다양한 지역 행사들이 함께 진행되어 축제를 하나의 문화 체험의 장으로 만들어줍니다. 축제 기간에는 안동 간고등어, 헛제사밥, 식혜 등 지역 먹거리도 풍성하게 제공되어 오감이 즐거운 여행이 됩니다. 축제 일정은 안동시청 또는 공식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다소 혼잡하니 평일 방문을 추천합니다. 가을 안동의 매력을 완성하는 건 단연 단풍입니다. 붉게 물든 산과 강, 고즈넉한 한옥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국 가을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지금 시기(10월 초~11월 초 기준),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안동의 명소 세 곳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는 도산서원입니다. 퇴계 이황의 정신이 깃든 이 서원은 단풍철이면 붉은 단풍나무와 전통 건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주변 낙동강의 잔잔한 물결과 어우러져 고요하고도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병산서원입니다. 넓은 마당을 가로지르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한 서원의 전경을 화려하게 수놓습니다. 특히 일몰 무렵 황금빛으로 물드는 풍경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인기 높은 포토존입니다. 세 번째는 월영교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긴 목책 다리로 유명한 월영교는 주변 공원과 호수, 그리고 붉은 단풍길이 어우러져 산책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저녁에는 조명이 켜져 야경 명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조용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면 안동만큼 잘 어울리는 곳도 없습니다. 전통과 자연, 정숙함이 공존하는 장소들이 여행자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곳은 하회마을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마을은 여전히 주민이 거주하는 살아 있는 전통마을로, 돌담길과 기와집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합니다. 마을을 감싸는 낙동강의 물줄기와 만송정 숲은 깊은 자연 속 힐링을 선사합니다. 다음은 안동호반자연휴양림입니다. 최근 리뉴얼된 이곳은 산책로와 캠핑장, 전망대 등이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매우 적합합니다. 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을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조용한 사찰 여행을 원한다면 봉정사를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이 있는 이곳은 단풍과 사찰의 조화가 이루는 가을 풍경이 압권입니다. 불교 문화뿐만 아니라 건축, 자연, 정서적 여백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명소입니다. 가을, 지금이 바로 안동을 떠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탈춤 축제의 활기, 서원과 단풍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 그리고 조용한 힐링 명소까지 모두 갖춘 안동은 짧은 여행으로도 큰 만족을 주는 도시입니다. 전통과 계절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안동으로 지금 떠나보세요. 이번 가을, 당신의 여행은 안동에서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