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라, 그 땅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상징입니다. 전라북도의 대표 도시 중 하나인 익산은 특히나 그 지명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익산은 고대 백제의 숨결이 살아 있는 도시로, 지명 자체가 시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수많은 역사적 변화를 반영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익산이라는 이름의 어원, 유래, 옛 지명 등을 중심으로 그 뿌리를 살펴보며, 지명 속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조명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익산의 대표 향토음식과 그 유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고,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떠나기 좋은 익산의 대표 나들이 코스를 소개합니다. 익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계절에 맞는 코스를 꼭 참고해 보세요.
요즘 뜨는 지명 이야기: 익산의 뿌리
익산이라는 이름은 ‘익(益)’ 자와 ‘산(山)’ 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익’은 ‘더하다’, ‘넉넉하다’는 뜻을 지닌 한자로, 예로부터 풍요와 번영을 상징합니다. ‘산’은 말 그대로 ‘산’ 또는 높은 곳을 뜻하지만, 지명에서의 '산'은 지역 전체 또는 특정 거점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익산이라는 이름은 ‘풍요가 더해지는 고장’ 혹은 ‘풍성한 산과 들을 가진 땅’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익산’이라는 지명은 근대에 들어와 정식으로 채택된 명칭입니다. 1914년 일제강점기 당시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금마군과 익산군, 함열군 등을 통합하면서 ‘익산’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고대부터 존재하던 이름이 아닌, 과거 지역명과 자연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재구성된 근대 행정 지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과 한자의 상징성은 지역민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고, 지금까지도 도시 브랜드로써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명의 의미를 살펴보면, 익산은 그 이름부터가 이 지역의 풍요로움과 중심성을 말해주는 셈입니다. 익산은 단순한 행정지명이 아닌, 백제의 도읍지 중 하나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이 지역을 '미륵산(彌勒山)'과 관련된 성지로 여겼고, 실제로 익산에는 백제 무왕이 건설한 궁성으로 추정되는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가 존재합니다. 이런 유적들은 익산이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닌, 한때 왕도의 기능을 했던 중심 도시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백제 시대에 익산 지역은 '금마저(錦馬渚)' 또는 '금마군(錦馬郡)' 등으로 불렸습니다. 특히 ‘금마’라는 이름은 비단처럼 아름다운 말이 살던 고장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상징을 담고 있는 지명입니다. 또한 ‘저(渚)’는 물가를 뜻하므로, ‘금마저’는 아름다운 말이 뛰놀던 물가라는 풍경적인 이미지를 상상하게 합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이 지역이 여러 번 행정적으로 재편되면서 ‘익산’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금마현, 함열현, 여산현 등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각각 독립적인 행정 단위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러한 명칭들은 모두 지역의 지형적, 문화적 특징과 관련된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어, 오늘날 익산의 역사적 뿌리를 확인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익산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쓰이기 전, 이 지역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대표적인 옛 지명으로는 금마(金馬), 여산(礪山), 함열(咸悅), 이리(裡里) 등이 있습니다. 각 지명은 독자적인 지역성과 상징을 가지고 있어, 익산이라는 도시가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기까지 다양한 지리적·문화적 요소가 축적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금마: 백제 무왕과 관련된 전설과 역사 유적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지, 금마서원 등이 위치해 있어 익산의 뿌리로서 상징성을 지닙니다. 여산: 돌산이라는 뜻을 가진 여산은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중요한 군현 단위로, 교통과 방어에 유리한 지형에 자리잡은 지역입니다. 함열: ‘즐거운 고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함열은 풍요로운 농경지대였으며, 전통시장과 장터 문화가 활발히 발달했던 곳입니다. 이리: 익산시가 시로 승격되기 전 중심이 되었던 도시로, 지금의 익산역 주변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익산은 하나의 도시명으로 통합되기까지 여러 이름과 역사적 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왔고, 그 과정 속에서 지역민들의 정체성과 문화도 함께 형성되었습니다. 지명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도시의 문화 DNA이자 기억의 궤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목받는 향토음식 (떡갈비, 콩국수, 장아찌)
떡갈비 – 익산식 육즙 가득한 전통의 맛. 익산에서 떡갈비는 명절 음식이나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고급 육류 요리입니다. 일반적으로 떡갈비 하면 담양이 떠오르지만, 익산식 떡갈비는 다소 다른 풍미와 조리법으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익산 떡갈비는 주로 돼지고기를 베이스로 하며, 다진 고기를 양념에 재운 후 숯불이나 팬에 구워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양념은 간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의 기본 재료에 지역 특산물인 배나 사과즙 등을 넣어 은은한 단맛과 촉촉한 식감을 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재래시장이나 전통 음식점에서는 주문 즉시 빚어내어 신선함과 정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유명 맛집들이 꾸준히 생겨나며 미식가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익산시 역시 이를 활용해 지역 축제나 홍보 콘텐츠에서 떡갈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점차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는 중입니다. 떡갈비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고단백 음식으로,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콩국수 – 익산 여름의 별미, 담백함의 정수. 전라북도 지역 전반에 걸쳐 콩을 활용한 요리는 많지만, 익산의 콩국수는 특히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여름철 지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중 하나로, 지역 재래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방식으로 조리됩니다. 익산 콩국수의 핵심은 단연 진한 콩국물입니다. 익산 인근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국산 백태콩을 불리고 갈아 만든 콩국물은 첨가물 없이 100% 콩만으로 맛을 내며, 부드러운 질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여기에 소면 또는 중면을 삶아 차갑게 헹군 후, 콩국물과 함께 담아낸 콩국수는 더운 날씨 속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힙니다. 익산 콩국수는 별도의 고명 없이 오이채, 소금 한 꼬집, 깨소금 정도만으로 맛을 내는 것이 전통이며,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정직한 맛이 특징입니다. 최근에는 웰빙 식문화 트렌드와 맞물려 콩국수 전문점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과도 연계되고 있어 농촌과 도시를 잇는 향토음식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아찌 – 익산 밥상의 숨은 주역. 익산 향토음식의 마지막 주인공은 바로 장아찌(짱아찌)입니다. 간단한 밑반찬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익산의 장아찌 문화는 매우 깊고 다양합니다. 지역 농산물을 제철에 수확해 정성껏 절이고,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다양한 베이스로 발효시키는 방식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익산에서는 갓장아찌, 무장아찌, 마늘장아찌, 오이소박이 스타일 장아찌 등이 대표적이며, 전통 장맛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점이 특징입니다. 익산은 과거부터 장류 문화가 발달한 지역 중 하나로, 많은 가정이 직접 된장을 담가 사용했고, 이 된장과 장아찌의 조합은 익산 밥상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청년 농부들과 식품 창업자들이 이 장아찌 문화를 현대화하여 작은 병 단위로 패키징한 특산품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관광지나 온라인 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담백한 주 요리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발효 음식으로, 익산 장아찌는 꾸준히 사랑받는 향토음식입니다.
계절별 추천 나들이 코스
봄 – 미륵사지와 서동공원, 꽃과 역사의 도시. 익산의 봄은 벚꽃, 유채꽃, 수선화 등 다양한 봄꽃이 피어나며 도시 전체가 화사하게 변합니다. 봄 나들이 코스로 가장 추천되는 곳은 미륵사지와 서동공원입니다.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이 건설한 사찰터로,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중요한 역사 유적입니다. 복원된 석탑과 전시관은 물론, 유적지 주변의 조경도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어 봄꽃과 고대 유적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인근의 서동공원은 서동설화와 연계된 테마공원으로, 봄에는 수선화, 튤립, 유채꽃이 만개합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도 좋고, 연인들에겐 데이트 명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호수를 따라 이어진 데크길은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입니다. 이외에도 익산 중앙체육공원에서는 봄마다 벚꽃축제가 열려, 도심 속에서 꽃놀이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여름 – 웅포 곰개나루와 성당포구, 물과 함께하는 힐링. 여름의 익산은 시원한 강바람과 탁 트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많습니다. 특히 웅포 곰개나루와 성당포구는 익산 시민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에게도 점점 더 많이 알려지고 있는 여름철 명소입니다. 웅포 곰개나루는 금강을 따라 조성된 수변 공원으로, 자전거도로, 산책로, 캠핑장 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피크닉 장소로 인기입니다. 특히 금강에 해가 질 무렵 풍경은 ‘익산판 노을 맛집’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여름 밤에는 야경과 함께 음악 공연이나 소규모 문화행사도 열려 감성적인 여름 나들이에 안성맞춤입니다. 성당포구 마을은 오래된 마을과 근대문화유산이 함께 있는 조용한 여행지로, 느긋한 여름 오후를 보내기에 좋습니다. 이곳의 ‘포구벽화길’은 SNS 인증샷 명소로도 유명하며, 전통 장터의 소박한 간식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을·겨울 – 보석박물관과 함라한옥마을, 깊어가는 계절의 여운. 가을과 겨울의 익산은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문화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가 제격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보석박물관과 함라한옥마을입니다. 보석박물관은 익산이 보석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를 보여주는 핵심 명소입니다. 국내 유일의 보석 테마 박물관으로, 귀금속 전시, 원석 체험, DIY 체험공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실내 공간이라 날씨와 상관없이 관람이 가능하며,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코스입니다. 함라한옥마을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전통가옥과 고택들이 모여 있는 마을로, 가을의 낙엽과 겨울의 설경이 매우 인상적인 배경을 선사합니다. 이곳에서는 한복체험, 전통놀이, 고택숙박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계절별 문화행사도 함께 열립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이 두 곳 모두 실내·전통 테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연말 가족 나들이나 조용한 데이트 장소로 추천됩니다. 익산은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가진 여행지입니다. 봄에는 꽃과 유적, 여름엔 강과 나루, 가을·겨울에는 문화와 고택이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익산 나들이, 이번 주말엔 계절에 맞는 코스를 따라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