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 그러나 이 도시에 담긴 이름의 뜻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통영이라는 지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그 어원과 유래에는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유래한 이름, 조선시대의 행정 중심지로서의 역할, 다양한 옛이름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가장 인기 있는 통영 향토음식 3가지를 추천해드리고, 지금 떠나면 딱 좋은 통영의 명소들을 계절감, 테마, 그리고 인기 순위 기준으로 정리해드립니다. 풍경과 감성 모두 챙길 수 있는 여행지,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통영 지명 이야기 (어원, 유래, 옛이름)
‘통영’이라는 지명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조선시대 중기, 이순신 장군이 활약했던 삼도수군통제영이 이 지역에 설치되면서부터 이 지역은 ‘통제영’이라 불리게 되었고, 이를 줄여 ‘통영’이라는 명칭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통제영’은 이름 그대로, 삼남(경상도·전라도·충청도)의 수군을 통솔하는 본부를 의미하며, 당시 조선 수군의 핵심 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정식 지명으로 ‘통영’이 사용된 것은 1895년(고종 32년) 지방제도 개편을 통해 군 체계로 바뀌면서 ‘충무군’이 되었다가, 1955년에 ‘통영시’로 변경되며 공식 지명이 된 것입니다. 즉, '통영'은 단순한 도시명이 아니라, 조선 수군의 영광과 국방의 중심이었던 역사를 간직한 이름인 셈입니다. 현재는 '통영'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지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졌습니다. 충무(忠武): 이순신 장군의 시호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1949년부터 1994년까지는 ‘충무시’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이순신 장군의 충절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지명이었죠. 태석(苔石): 고대에는 지금의 통영 지역을 '태석현'이라 불렀습니다. ‘이끼 낀 돌’이라는 뜻으로, 이 일대 해안과 암반 지형을 상징합니다. 용남(龍南): 현재도 '용남면'이라는 지명으로 일부 남아 있습니다. ‘남쪽의 용이 깃든 지역’이라는 뜻으로, 풍수지리상 용이 잠든 형상을 한 지역으로 해석되곤 합니다. ‘통영’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이 도시에 흐르는 역사와 정체성 그 자체를 함축한 단어입니다. 군사적 거점에서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또 지금은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변화해온 통영의 역사는 지명 하나만으로도 그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 수군의 본부였던 ‘통제영’에서 유래된 지명이라는 점은 국방, 행정, 그리고 전통이 이 도시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려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입니다. 오늘날 통영은 해상케이블카, 동피랑 벽화마을, 한산도 등으로 더 유명하지만, 이 지명에 숨겨진 뜻을 알고 나면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없는 도시가 됩니다. 지금 통영을 걷는다는 건,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매력을 함께 걷는 일이죠. ‘통영’이라는 두 글자는 수백 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군사와 행정, 인물과 전통을 품어왔습니다. 지금은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이름에 담긴 무게를 알고 나면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향토음식 추천 (멍게비빔밥, 충무김밥, 시장음식)
바다의 향을 그대로 멍게비빔밥 - 통영에 오면 가장 먼저 추천받는 음식 중 하나가 멍게비빔밥입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멍게 특유의 향 때문에 주저할 수 있지만,한 번 맛을 보면 그 중독성 있는 감칠맛에 금세 빠져들죠. 멍게비빔밥의 기본 구성은 단순합니다. 따뜻한 밥 위에 잘게 썬 생멍게, 미역, 채소, 김가루, 참기름을 얹고 초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 방식.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바다 향은 굉장히 강렬하고 신선합니다.현지 식당에서는 대부분 당일 손질한 멍게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린 맛 없이 깔끔하고 산뜻한 풍미를 자랑하죠. 특히 더운 계절에 냉면처럼 시원하게 즐기는 멍게비빔밥은 가볍고 건강한 한 끼 식사로도 제격입니다. 통영의 상징이 된 메뉴 충무김밥 - 충무김밥은 이제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진짜 원조의 맛은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충무김밥은 통영의 옛 지명인 충무시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항구 일대 어부들이 쉽게 싸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락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충무김밥은 김밥 속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소박한 흰밥말이와 양념오징어무침, 섞박지, 무말랭이 등 반찬이 따로 나오는 구성이 특징입니다. 그 심플함 속에서도 밥의 꼬들함, 오징어의 매콤함, 무의 시원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오히려 일반 김밥보다 더 중독적인 맛을 냅니다. 시장에서 만나는 진짜 맛 중앙시장 먹거리 - 통영 중앙시장은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닙니다. 여기엔 통영 사람들의 일상과 전통, 그리고 향토 음식의 뿌리가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죠. 특히 요즘은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먹거리들이 시장 한복판에서 펼쳐지며 현지 느낌 물씬 나는 ‘길거리 음식 천국’이 되고 있습니다. 충무김밥 소형 버전: 한 입 크기로 싸주는 즉석 충무김밥. 멍게·굴 한입회: 종이컵에 담긴 싱싱한 회. 통영 꿀빵: 달콤한 팥소와 쫄깃한 피. 우짜: 우동+짜장의 통영식 퓨전 면 요리. 중앙시장 먹거리는 대부분 현지인 손에서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 지역 사람들의 입맛을 책임져온 메뉴들이기 때문에 화려하진 않지만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 멍게비빔밥, 충무김밥, 그리고 중앙시장 먹거리들.이 세 가지는 통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음식입니다. 입에 넣는 순간, 통영의 바다와 시장, 어촌의 정취가 함께 느껴지죠. 맛은 단순한 입맛을 넘어서 추억이 됩니다.
지금 떠나기 좋은 명소 (계절별, 테마, 인기)
통영 케이블카와 미륵산 바다와 하늘 사이를 걷다 - 통영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지금 계절에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단연 미륵산 케이블카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펼쳐지는 바다와 섬들의 조화는 한려수도의 진면목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포인트죠. 특히 미세먼지가 적고, 구름이 높은 늦여름부터 가을 초입에는 전망이 더 또렷하고 시야가 넓어 사진 찍기에도 최적의 시기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산도, 사량도, 남해 바다의 뷰는 그야말로 절경. 그 풍경 앞에서는 말없이 한참을 서 있게 됩니다. 동피랑 마을 예술과 추억이 흐르는 골목 - 통영을 걸을 수 있다면 꼭 한 번 걸어봐야 하는 골목, 바로 동피랑 벽화마을입니다. ‘동쪽의 비탈’이라는 뜻의 동피랑은 과거 철거 위기에 놓였던 달동네였지만, 벽화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가 되었죠. 지금은 여행객이 꼭 들르는 인기 포토 스팟이지만, 8월~9월엔 무더위가 살짝 가시는 시기여서 산책하듯 천천히 오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입니다. 알록달록한 벽화들 사이로 걷다 보면, 갑자기 통영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등장하고, 그 앞에 서면 누구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꺼내게 됩니다. 한산도 유람선 바다 위에서 만나는 역사 -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되는 시조를 기억하시나요? 그 바로 그 한산도, 지금 통영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쉽게 갈 수 있습니다.특히 바다 바람이 선선해지는 지금, 유람선 위에서 맞는 해풍과 섬 풍경은 그 어떤 테라스 카페보다 감성적입니다. 한산도는 단순한 관광 섬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이 벌어진 역사적인 장소이자 수군 통제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육지에서의 여행이 조금 지루하다면, 30~40분 유람선 타고 한산도에 내려 한 바퀴 걷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지금 통영은 단순한 여름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그리고 감성이 교차하는 여행지로 가장 완성도 높은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걷기 좋은 온도, 눈에 담기 좋은 풍경, 그리고 가슴에 남을 이야기까지. 올해 여행을 아직 계획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떠나는 통영’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